독서 일지

대나무 숲 양조장집 <팔수록 계속 나오는 가족사> -도다 준코

숲속길 2023.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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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 양조장집  <팔수록 계속 나오는 가족사> - 도다준코 지음

 

목차

  1. 줄거리
  2. 감상

대나무숲양조장집 독서감상문

 

1. 줄거리

간장 양조장 공장을 새로 짓는 공사가 진행되면서 어린아이 유골이 발견된다. 

야마오 긴카는 화가 아빠 나오타카와 엄마 미노리와 함께 오사카에서 살았다. 엄마는 손이 제멋대로 움직인다며 가끔 가게에서 물건을 훔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아빠의 가업인 간장 양조장을 물려받기 위해 본가로 이사한다. 아빠에게는 긴카 또래의 여동생 사쿠라코가 있다. 긴카에게 고모라고 부르지 못하게 하며 괴롭히고 동네에서 질 나쁜 아이들과 어울린다. 양조장을 잇는 것이 삶의 대단한 목표라고 생각하는 깐깐한 할머니 다즈코는 요리밖에 할 줄 모르는 엄마 미노리와는 잘 지내지 못한다. 

아빠는 긴카에게 좌부동자를 본 사람은 양조장을 잇는 사람이 된다는 전설을 들려준다. 어느 날 긴카는 좌부동자를 보았다고 말하는데 양조장 경영에 자신이 없던 나오타카는 딸의 이야기를 듣고 좌절하고 만다. 긴카는 아빠를 돕겠다며 힘을 북돋아주지만 화가의 꿈을 버리지 못한 아빠는 어느 날 양조장의 도지 오하라 씨와 물에 빠져 죽고 만다.

어느 날 사쿠라코는 긴카는 미노리가 데려온 딸이라고 알려준 뒤 집을 나가버린다. 긴카는 엄마에게 자신의 진짜 아빠가 누구냐며 다그치지만 엄마는 괴롭다며 울기만 한다. 오하라의 아들 쓰요시는 긴카의 엄마가 물건을 훔치는 것을 목격한 폭주족이 돈을 뜯어내려는 것을 막으려다 사람을 죽이고 만다. 긴카는 아빠의 죽음도 쓰요시가 살인을 하게 된 것도 모두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긴카는 간장 양조장에서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한다. 쓰요시의 출소 후 그를 찾아가 미안하다고 사죄하며 그의 곁에 머문다. 둘은 결혼하여 간장 양조장을 함께 키워나간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 미노리가 죽고 긴카는 엄마와 아빠가 만난 장소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엄마는 아주 홍등가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고 긴카가 아빠가 누구냐고 물을 때마다 괴롭다고 한 이유를 알게 된다. 그리고 도벽도 정신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쓰요시는 자신이 아버지 오하라의 부탁을 받고 좌부동자 사건을 일으켰다고 한다. 오하라는 나오타카에게 양조장의 당주로써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그런 연극을 벌였는데 긴카가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 다즈코에게도 숨겨둔 비밀이 있다. 사쿠라코는 할머니가 외도로 가진 아이이다. 그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사쿠라코는 긴카는 나오타카의 딸이 아니라고 화풀이하듯이 알려주며 집을 나간 것이다.

다즈코 할머니의 엄마는 남편이 데려온 아들 나오타카를 키웠다. 어느 날 나오타카가 장난을 치다 감나무에서 떨어져 쓰러졌는데 그때 엄마는 아이의 목을 졸라 죽인다. 그리고 아이를 양조장 밑에 깊게 묻었다. 

양조장을 이을 데릴사위를 들여야 했던 할머니는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진다. 결혼 후 아들을 낳고 그 아이 이름을 나오타카라고 붙인다. 

사쿠라코는 쌍둥이를 낳은 뒤 긴코에게 맡기고 떠난다. 긴카와 쓰요시 사이에는 아이가 생기지 않았는데 쌍둥이를 맡아 친자식처럼 키운다. 그 아이들이 자라 또 아이를 낳으며 긴카는 그렇게 양조장을 이어나간다. 

 

2. 감상

약 150여 년간의 역사를 가진 간장 양조장을 배경으로 야마오 긴카의 인생과 그녀의 가족사를 그린 소설이다.

읽다 보면 비밀이 나오고 또 읽어 내려가다 보면 또 비밀이 나온다. 한 집안의 역사가 이렇게 거짓과 비밀로 꽁꽁 숨겨져 있을 줄이야. 

등장인물들은 이해가지 않는 사람들 투성이지만 안타깝고 애달프다. 양조장을 지키는 것이 숙명이라 믿는 할머니 다즈코, 과거 때문에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도벽이 생긴 엄마 미노리, 꿈을 이루지 못하고 버리지도 못한 아빠 나오타카, 모든 불행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긴카, 남을 돕다 전과자가 되어버린 쓰요시, 미운말만 골라서 하지만 결코 선은 넘지 않는 사쿠라코까지. 모든 캐릭터가 슬픔을 가지고 있어서 서글프다. 

서글픈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긴카가 이끌어간다. 경영난에 휘청이던 양조장을 일으켜 세우고 쓰요시를 다시금 살게 하고, 사쿠라코의 아이들을 맡아 키우는 등 하루하루를 씩씩하게 살아간다. 긴카는 엄마의 죽음 이후에 엄마가 남긴 요리책으로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아빠가 이루지 못한 꿈은 간장 병 일러스트로 탄생한다. 과거 모든 캐릭터들이 남긴 유산은 긴카와 아이들을 통해 전해진다. 

친딸이 아니지만 미노리의 아픔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나오타카의 결합 과정, 긴카를 받아들이는 할머니 다즈코, 양조장을 잇기 위해 데릴사위까지 들였으나 다즈코가 외도로 낳은 사쿠라코가 낳은 아이들을 받아들인 긴코와 쓰요시. 그들의 가족은 결코 일반적인 형태는 아니지만 간장 누룩 같이 그들의 가족 역사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그리고 양조장을 지켜나간다. 

같은 역사를 공유하고 같은 일을 하며 살아간다. 거짓과 비밀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인 그들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간다. 

 

도다 준코 소설은 주인공을 혹독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책 「대나무 숲 양조장집」은 그중 가장 순한 맛이라고 한다. 양파 같은 가족사로도 이미 가혹한데 더 매운맛이 있다니 그녀의 다른 소설을 읽는 것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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