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일지

한밤중의 아이 - 츠지 히토나리 <호적 없는 아이 이야기>

숲속길 2023.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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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아이 - 츠지 히토나리 <호적 없는 아이 이야기>

 

목차

  1. 줄거리
  2. 감상

한밤중의 아이 줄거리

1. 줄거리

여기 사람들, 나카스 사람들, 다 좋은 사람들이에요

 

주인공 렌지는 홍등가 나카스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유흥가에서 일하는 엄마 아카네와 아빠 쇼지가 있지만 첫 번째 남편의 폭력을 피해 도망친 엄마는 아이를 호적에 올리면 남편이 쫓아올까 봐 무서워 렌지를 호적에 올리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는 어린 렌지를 방치, 학대한다. 

첫 부임지 나카스로 발령받은 경찰 히비키는 5살의 렌지를 만난다. 관공서를 돌아다니며 무호적인 렌지를 도와줄 방법을 찾아보지만 부모가 호적에 올리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다는 것에 절망한다. 

본인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렌지는 나카스에서 점점 스며들어간다. 친절한 주변 상인들은 렌지를 돌보아 주고 음식을 챙겨준다. 이런 렌지를 나카스 사람들은 '한밤중의 아이'라고 부른다. 렌지는 같은 또래의 소녀 히사나를 만난다. 히사나는 렌지에게 나카스 밖의 세계를 보여주지만 자신을 받아준 나카스를 왕국으로 명명하고 그곳에 머물기를 택한다. 

어느 날 아카네를 찾아온 낯선 남자는 렌지의 아빠 쇼지를 때리고 감옥에 갔다. 그 뒤 아카네는 렌지를 데리고 나카스를 떠났다. 그 사건이 있고 9년 뒤 다시 나카스로 배치된 히비키는 호스트가 된 렌지를 다시 만난다. 엄마 아카네는 렌지가 돈을 잘 버는 호스트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일 렌지에게 찾아가 돈을 받아갔다. 그런 아카네에게 염증을 느낀 렌지는 호스트를 그만두고 요리사가 되기로 한다. 

엄마 아카네는 렌지에게 다시 호스트 생활로 돌아가기를 설득한다. 그때 감옥에 갔던 낯선 남자가 나타나 엄마 아카네에게 칼을 들고 달려든다. 그를 막던 렌지에게 낯선 남자는 진짜 아빠는 쇼지가 아니라 자신이라고 이야기한다. 떨어진 칼을 주워 든 렌지는 아카네를 찌른다. 

렌지는 2년간 소년원에서 복역한 후 호적을 얻고 다시 나카스로 돌아간다. 나카스 사람들은 렌지에게 축제 준비를 도와달라며 예전처럼 렌지를 맞아준다. 

 

2. 감상

초반에는 읽는 내내 초조했다. 혹시나 나쁜 사람이 더 등장해서 렌지에게 해코지할까 봐. 

츠지 히토나리는 이런 내 생각과는 달리 다행히도(?) 나쁜 인물은 부모로 한정지 었다. 만약 렌지를 괴롭히는 인물이 더 등장했더라면 소설이 아니라 다큐가 되지 않았을까.

렌지가 자라난 나카스는 유흥가이다. 질 나쁜 사람이 등장해도 충분히 좋을법한 배경이었지만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겨나갔다. 호적 등록을 위해 렌지의 부모를 찾아가 설득하는 경찰, 배를 곯고 있는 렌지에게 밥을 건네는 밥집 주인 등 렌지는 주변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고 자란다.

일본법 상 부모가 호적을 등록해 주지 않으면 아이는 그대로 무호적자가 된다. 세상에 존재하지만 시스템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학교에도 갈 수 없다. 범죄를 저질러도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아이기 때문에 사회에서 문제를 일으켜도 해결할 방법이 없다. 이런 점을 악용해 무호적자들을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실제로 적지 않다고 한다. 

나카스의 축제 준비를 통해 렌지에게 사회적 역할을 부여한다. 사회에서 존재하지 않는 아이에게 설 곳을 부여해 주는 나카스 사람들의 따스함은 렌지가 호적이 생긴 뒤 사회에서 존재하지만 사회에서 거부당하는 범죄자가 된 이후에도 이어진다. 나카스 사람들은 렌지가 어떤 아이인지 잘 알고 있다. 렌지의 사회적 존재의미와 상관없이 그의 과거를 아무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다시 돌아올 곳을 마련해 준다. 

작가는 어른의 존재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카스 사람들을 통해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선한 어른의 역할을 알려준다. 어른들의 다정한 눈빛, 따뜻한 말 한마디, 렌지에 대한 관심이 상처받은 렌지를 살아가게 한다. 렌지가 처해있는 상황이 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렌지는 미래를 꿈꾸고 사회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찾아간다.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학대받는 아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은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는 어른이 과연 나는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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