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베이킹 일지

사워도우발효빵은 가난과 촌스러움의 상징이다

숲속길 2023.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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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워도우발효빵은 가난과 촌스러움의 상징이다

빵의유행과정

 

 

빵에도 유행이 있다.

언젠가는 소금빵이 유행했다가 또 베이글, 이제는 편의점에 가면 크림빵이 유행한다.

유행의 주기는 점점 짧아지지만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실험제품들이 등장한다. 

소금빵에 넣는 소금의 종류는 일반 꽃소금에서 비싼 말돈소금까지 사용하고 게다가 소금빵을 샌드위치빵처럼 활용하여 속을 꽉 채운 제품을 출시한다. 활용 범위가 넓어져 소비자는 눈과 입이 즐겁다.  

좀 더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기 위해 판매자는 고민한다. 

처음에는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화려하고 색감이 풍부한 형태의 빵으로 소비자를 불러 세운다. 어느 정도 소비자가 질릴 때 즈음 판매자는 비싼 재료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소금빵에 들어가는 버터나 소금의 고급화 전략이다. 

고급화 전략이 어느 정도 먹히기 시작하면 판매자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빵 반죽의 차이이다. 

이스트를 잔뜩 넣어 만든 빵에서 시간이 걸리지만 다른 경쟁자들이 좀처럼 따라 하기 힘든 천연발효를 선택한다. 

사워도우빵은 가난과 촌스러움의 상징이었다.

사워도우를 만들기 위해서는 밀가루와 물을 섞어 실온에 두어야 한다. 그 안에서 미생물이 작용하여 기포가 생기고 이때 이스트의 역할을 하는 물질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든 빵은 대부분 신맛이 난다. 

 

과거 영국에서는 맥주 양조장에서 이스트를 사거나 에일 맥주를 만들어 직접 이스트를 제조하여 넣어 만든 폭신하고 달콤한 빵을 만들었다고 한다. 돈이 있는 사람들이 이스트로 빵을 만들 수 있었고 가난한 사람들은 직접 밀가루와 물을 섞어 발효시킨 사워도우로 빵을 만들었다. 그래서 사워도우발효빵은 가난과 촌스러움의 상징했다. 

- 출처 책 「빵의 지구사」

 

과거에는 흰 빵을 먹는 것은 부의 상징이었지만 현재는 검은 빵, 비정제된 곡물빵이 훨씬 비싸다. 

곡물 정제방식이 발달했고 영양분석을 통해 잡곡이 더 높은 영양가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처럼 빵의 유행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우리나라도 공장제 이스트를 넣어 만든 빵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고 보편적인 빵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빵의 유행이 본격적으로 심화되기 시작하면서 반죽법까지 영향을 미쳤다. 

천연발효빵은 일반 이스트빵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소화가 잘 되고 신맛이 나지만 씹을수록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유행이 퍼져나갔다. 

이렇게 유행은 사람들의 인식폭을 넓혀준다. 

빵은 이게 좋다 저게 좋다처럼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취향의 문제이다. 

 

만약에 사람들이 이스트로 만든 달콤하고 폭신한 빵을 원한다면 다시 유행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물론 그때는 지난번 공장제 이스트 빵의 유행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있는 형태일 것이 분명하다. 

새로운 빵 형태의 유행에 몸을 맡기면 된다. 

다음에는 또 어떤 빵이, 어떤 제빵형태가 유행할지 몹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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