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일지

책|버터 - 유즈키 아사코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욕망의 촘촘한 묘사 / 일본 미스터리 소설 추천 / 일본 소설 추천

숲속길 2023.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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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버터 - 유즈키 아사코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욕망의 촘촘한 묘사 / 일본 미스터리 소설 추천 / 일본 소설 추천

 

버터 유즈키 아사코

 

 

목차

  1. 줄거리
  2. 감상

 

 

1. 줄거리

   남자 3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체포된 카지이 마나코. 세상에 화제가 된 이유는 다름 아닌 그녀의 외모.

   결혼 전제로 만난 남자 3명을 죽게 한 여자는 대체 어떤 외모와 매력의 소유자일까 하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하지만 사건 기사에 실린 그녀의 얼굴은 결코 젊거나 아름답지 않았다. 오히려 이 사실이 더욱 세간을 놀라게 한다. 이 사실에 매력을 느낀 주간지 기자 리카는 감옥에 있는 카지이를 인터뷰하기 위해 카지이에게 접근한다. 이제까지 모든 인터뷰를 거절해 왔던 카지이는 리카가 요리 레시피를 가르쳐 달라는 편지를 쓰면서 리카와 만나게 된다. 인터뷰가 거듭될수록 리카는 카지이의 매력에 빠져들어간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카지이의 삶을 인터뷰하고 조사해 가며 리카는 점점 자신의 내면과 외형도 바뀌게 된다. 

   카지이는 여자는 남자를 감싸주고 따뜻하게 대하는 게 자연의 섭리이라고 이야기한다. 점점 카지이에게 휘둘리는 리카는 본인의 가치관마저 흔들리게 된다. 리카는 그녀가 다닌 요리 교실을 취재하며 카지이의 깊은 콤플렉스를 마주하게 된다. 

 

 

2. 감상

   이 작품은 2007~2009년에 일본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과 범죄자를 모티브로 한 사회 장편 소설이다. 다양한 신문에서 호평을 받고 2017년 나오키상 후보로 선정된 작품 중 하나인 유즈키 아사코柚木麻子의 대표작이다.

 

   일본 꽃뱀 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결혼을 미끼로 남성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뜯어내고 연탄불을 피워 죽였다고 알려져 있다. 세상이 주목한 점은 피해자가 아니라 꽃뱀이라 불리는 여자의 아름답지 못한 외모였다. 저런 여자에게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죽음에까지 이른 남자들의 심리는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는 결혼하면 내조에만 힘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등의 여성 비하 기사까지 쏟아져 나왔을 정도로 화제가 된 사건이다.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모르는 여자가 말을 건다」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달콤 쌉싸름 사중주」 등 유즈키 아사코의 소설은 음식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 많다. 

   소설 「버터」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였지만 그 안에서는 버터를 통한 여자의 마르지 않는 욕망과 채워지지 않는 결핍을 이야기하고 있다. 주간지 기자 리카와 카지이의 공통점은 버터를 통해 본인들의 욕망과 결핍이 표현된다.

카지이의 욕망에 대한 자신감을 버터를 사용한 요리의 묘사로 표현되지만 그릇된 신념을 가진 카지이라는 여성의 결핍된 삶이 기자 리카를 통해 부끄러울 정도로 밝혀진다. 

   리카는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을 버터가 듬뿍 든 음식을 통해 채워나가고 데스크가 되어 자립하고 싶어 하는 욕망은 많은 버터를 먹으며 살쪄버린 자신의 몸으로 표현된다.

 

   이 소설은 두 여성 캐릭터를 통해 여성이 마주하고 있는 사회의 편견과 장애물을 이야기한다. 

   카지이는 어쩌면 요리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여성 친구를 사귀기 위해 요리교실을 다녔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에 문제가 있던 카지이는 친구는커녕 그 작은 사회에서도 배척당한다. 기자 리카는 결혼을 하거나 임신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일을 그만두게 되는 회사 문화로 동성 선배들은 이미 떠난 회사에서 기를 쓰며 자리를 지키려 하고 여성 기자라는 이유로 정보원으로부터 받는 성희롱을 담담히 견뎌내고 있다.

   카지이는 세상에서 용서할 수 없는 두 가지는 페미니스트와 마가린이라고 한다. 여성이 남성을 이기려고 하기 때문에 인생이 고달파진다고. 그리고 버터가 아닌 마가린은 가짜라며 비난한다.

   정말로 '남성을 보듬어 주는 여성으로서의 삶'을 지지했을까 아니면 여성으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배척당한 카지이가 지키기 위한 마지막 자존심이었을까. 그래서 유리천장과 싸우고 있는 리카를 깔보며 마음대로 휘둘렀던 게 아닐까. 

 

   작가는 리카와 카지이의 결정적인 차이를 사람들과의 관계라고 이야기한다. 리카의 동료, 친구, 친구남편, 편집자, 연인 등 다양한 인간관계가 리카가 카지이에게 휘둘릴 때 도움을 준다. 카지이에게는 없던 주변인들이 리카가 힘들 때 탈출구 역할을 한다. 

 

   결국은 관계다.

   완벽히 나를 구해주는 동아줄 같은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어둠 속에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아주 가느다란 빛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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